목록전기자전거 (4)
두 발자국
또 눈이 왔다. 자전거를 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타기로 했다. 자전거 타다가 크고 작은 사고도 많아 겪어봐서 안전하게 타는 법은 몸이 기억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치면 옆에서 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해서 타고 다닌다. 조금이라도 미끄러우면 무조건 천천히 다니고, 급턴과 급브레이크 잡지 않고 오늘도 출근 전 눈보라를 뚫고 팀홀튼에 도착했다.
어제 자전거로 출근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날씨만 좀 더 따뜻해지면 최고일 것 같다. 일하던 중 어제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모습을 본 동료 D가 자전거가 걱정되지 않냐고 물었다. 내가 의아해 하니 캐나다에서 자전거를 밖에 두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자물쇠를 채워놨는데도 위험하냐고 되물으니 잘 모르겠다며 웃음을 남겼다. 나도 걱정을 안한건 아니지만 12mm 쇠로 된 U자 자물쇠라 절단기로도 쉽게 끊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밖에 두었는데 이런 말을 직접 들으니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매니저에게 직접 물어보기에는 너무 사소한? 문제인 것 같아서 일 마치고 단톡방에 내가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를 샀다고 돌려서 말했다. 몇몇 동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고, 역시 다들 밖에 두는건 안전하지 않다고 말..
다음 주부터 세컨잡을 시작 하니 이동수단이 절실했다. 물론 버스로 갈 수도 있지만 자칫 놓쳐버리면 늦을 수 있기 때문에 2km 조금 넘는 거리라서 자전거로 15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매번 눈팅하던 Jetson사의 Bolt Pro모델을 중고로 찾아봤다. 새 상품도 코스트코에서 430달러+세금 팔았던 것 같은데 이미 재고가 없었고, 오히려 중고장터에 500불에 새상품을 파는 게 보였다. 나는 사용하던거라도 조금 더 싸게 사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kijiji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계속 둘러봤고 마침 520불에 올라온 깨끗한 상품을 보고 네고를 시도했다. 안되면 다른매물 기다릴 생각으로 400을 불렀더니 얼마 타지 않았고, 이런저런 악세서리를 달았다며 470불까지 해준다고 했다. 최종 450불에 ..
이제 캐나다에 온 지 2달이 지났다. 확실히 막 도착한 첫 달과는 다르게 기념할 일도 적고, 일하는 직장인이 되니 일상이 비슷하다. 게다가 출퇴근 하는데 각 1시간씩 총 2시간 이상 소요되고, 일하는 7시간 중 브레이크타임 15분 빼고는 서서 있으니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서 침대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그래서 일기도 계속 미루다가 일주일이 밀렸다. 이번 일기는 7일간의 기록이다. 목요일에는 M형님과 또 다른 방을 보러 갔다. 위치가 직장과 2km도 안떨어진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하지만 근처에 편의시설은 없었고, 전등이 모두 주황색 백열등이라 아쉬웠다. 그래도 나는 출퇴근 하기에 위치가 너무 좋아서 만족스러웠지만 형님은 다른 방도 더 둘러보고 싶어 하셨다. 나는 어디라도 생각한 예산으로 환승할 필요만 없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