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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자국
"결심이 섰다." 퇴사 의사를 밝히고 나선 금요일 퇴근길, 같은 부서 과장에게 걸려온 전화에 이렇게 답했다. 당연히 하루 이틀 고민하던 게 아니다. 2달 전까지만 해도 1년을 버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근래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잠도 설치기 시작했다. 스스로 강인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조직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여러 선임들과 대화도 해보았다. 심심한 위로와 함께 버텨보라는 사람도 있고,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퇴사를 고민하던 사람도 있었다.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퇴사를 고민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1. 직무 불만족 생각보다 단순 반복 현장일이 너무 많다. 따라서, 배울 것이 없어 전문성을 가지기 힘들겠다고 느꼈다. 2. 업무 환경, R&R (Role & Responsibility) 담..
나는 고등학교 문과를 졸업했고, 지방 국립대 상경계열을 전공했다. 지금 돌아보면 과를 선택할 때 별 생각이 없었다. 부모님도 대학을 안 나오셨고, 주변에 공부 잘하는 지인도 없었다. 나도 학업에 큰 열망이 없어서 열심히 찾아보지도 않았고, 그냥 문과니까 상경계열을 선택했다. 너무 어렸고 생각이 짧았다.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책도 많이 했다. 왜 이과를 선택 안 했을까? 조금 더 노력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을까? 영어공부는 왜 미리 안 해뒀을까? 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나는 현재에 집중하고 노력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후회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건강하게 잘 자랐고, 매 순간은 아니지만 행복도 느끼기 때문이다. "행복" 하게 살자. 취업이 모든 게 아니다...
캘거리에는 시눅이라는 게 온다. 온종일 날씨가 흐리고 처음에는 머리도 아팠었다. 이게 사람 기분을 우울하게 만든다. 나는 혼자서 지내는데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연속 흐린 날씨와 반지하에서 생활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울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번 주도 계속 날씨가 흐리다. 계속 일이라도 해서 다행이지 잡을 못 구했거나 파트타임만 했다면 집에만 있다가 또 우울한 생각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이번 주에 더 많이 드는 생각은 지금 이 생활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잘 모르겠다. 캐나다에 온 목표는 영어실력 향상인데 영어는 절대 저절로 늘지 않는다. 나중에 인생을 돌아봤을 때 그냥 좋은 추억으로만 남아도 괜찮지만 내 나이에 여기서 추억만 얻어가는 건 나중에 볼 면접에서 좋은 답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