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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하기/2022년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T&T 인터뷰,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워홀

2Step 2022. 2. 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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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이때까지 준비했던 영어 인터뷰 내용을 중국어로 번역해보느라 늦게 잠들었다.

영어에서 중국어로는 쉽게 번역될 줄 알았지만 막상 해보려는 모르는 단어가 많았다.

영어는 보통 학교와 토익을 이용해 배운 게 많다면 중국어는 중국 생활중에 배운 게 많다.

그래서 안 겹치는 분야에서는 영어로는 알지만 중국어로는 모르는 것과,

중국어로는 알지만 영어로는 모르는 것이 있다.

 

 

버스로 갈아타는 Heritage Station

 

 

약속된 10시 30분 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하기 위해 9시에 출발했다.

트레인에서 버스로 한번 환승하고, 약 25분 일찍 도착했다.

마트를 둘러보다 15분 전에 HR 담당자를 만나 인터뷰를 보고, 이어서 부서 담당자와 2차 인터뷰를 봤다.

대부분 중국어로 대화했고, 중국어로 모르는 말은 영어로 말했다.

내가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 써도 다 알아들으니 말하기 편했다.

 

 

T&T 大统华

 

 

결과는 합격이다.

생각보다 너무 쉽게 채용돼서 의아했지만, 더 나은 선택지가 없으니 출근하기로 했다.

저녁에는 다른잡이 있는걸 미리 알렸고, 풀타임을 받으면 저녁잡은 그만둘 의향이 있다고도 밝혔다.

 

어제 검색으로 알게 된 사실인데 T&T가 캐나다 최대 소매유통회사인 Loblaw Companies 계열사였다.

우선 대기업이라 제일 중요한 급여 관련해서는 걱정이 안 됐다.

(사실 최저시급이나 팁 분배 같은 법에 명시된 사항을 못 받을까 걱정하는 게 웃기다)

 

 

돌아가는 길에 늦은 아침식사로 먹었던 팀홀튼, 앱 할인으로 2$에 먹었다
할인하는 품목 싹 쓸어왔다

 

 

집으로 돌아와 메일로 받은 사이트에서 회사 정책에 관한 서류에 서명했고, 그곳에서 스케줄도 확인할 수 있는 듯했다.

대기업 계열이라 그런지 꽤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느낌이 들었다.

작성 중 급여가 direct diposit으로 지급된다는 설명을 보고 갑자기 Tangerin 은행이 생각났다.

예전에 프로모션 진행하는 걸 봤는데, 급여 입금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못했지만

T&T에서 일하면  조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리워드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하게 홈페이지에서 계좌 개설을 시도하고, 근처 우체국에서 본인 인증까지 완료해서 급여계좌로 적었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정보 게시글을 올릴 거다)

 

 

모든 일을 처리하고 나니 4시가 넘어 라면 하나 빨리 끓여먹고 출근길에 나섰다.

출근하고 30분 정도 바쁘다가 일 시작한 이래로 제일 한가했다.

내 생각에는 한가하다 해도 평일 기준으로 노동 강도는 이게 정상인 것 같다.

사모님은 일찍 퇴근하시고 가게에 총 3명만 남아 마감했다.

마감 전에 dine in 손님이 몰려 정리하느라 퇴근은 똑같이 15분 늦었지만,

일 자체는 오늘이 제일 편했었다.

 

형님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잠시 이야기했는데

예전부터 느꼈지만 나를 여기 붙잡아 두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편해서든, 일을 잘해서든(?), 본인이 쉬고 싶어서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세컨드 잡을 구한다거나 그만둬도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회유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3개월 이내에 다른 현지잡 못 구하면 귀국할 거란 계획을 말했다.

굳이 말 안 해도 됐는데 나는 가끔 그냥 말해버리는 실수를 한다.

 

역시 저녁식사는 없어서 마치고 돌아와서 해먹었다

 

 

솔직히 다른 곳에 합격하고 나니 조금 더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힘든 일은 그만두고 싶었다.

아직까지 다음 직장의 일이 어떨지는 모르지만 

만약 더 힘들다면 내가 이때까지 너무 쉬운 일만 해서 기준이 낮은 것이고,

더 쉽다면 내가 생각한 기준이 맞은 것일 거다.

 

정말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고, 운과 타이밍도 중요한 것 같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캐나다 캘거리 외곽에 도착해서 때마침 집 근처 한국식당 구인 글을 발견했고,

도착한 지 다 된 지금은 우연한 기회로 중국 마켓에서 일하게 되었다.

또 어떤 일이 생길지, 어떤 일을 저지를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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