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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일 시작

2Step 2022. 3. 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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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만에 일기를 쓴다.
일 시작하면서 이리저리 따라다니며 배우랴, 수십 가지 야채와 과일 외우랴 몸도 머리도 너무 피곤했다.

게다가 4주가 지난 아직도 CCIS에 신청한 로우인컴 증명 레터가 안 와서 3일은 돌아오는 길은 걸어 다녔다.

괜히 이번 주에 받을 수 있다는 메일을 받아서 싱글 티켓을 3번 샀고,

결국에는 금요일 저녁까지도 안 와서 토요일 아침 출근길에 먼슬리를 샀다.

10불이면 힘들게 40분은 일해야 하는 돈인데 느린 일처리에 화가 났지만

내가 적응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

 

 

첫 쉬프트 출근길, 6시 15분에 집을 나선다.

 


T&T일에 대해서 기록해보자면 당연히 처음은 힘들었다.
신입 때는 모든 선임들이 주시하고 있을 거기 때문에 처음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고 인정받으면 그때는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된다.

열심히 듣고, 열심히 보고, 열심히 움직이다 보니 워치에 하루 걸은 거리가 18km가 찍혔다.

주된 업무는 진열대 재고 보충과 정리이며, 가끔 손님들이 질문하면 대답하는 것이다.
근무시간의 95% 이상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조금 적응되어할 만하다.

 

 

근처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면 해가 뜨려고 한다

 

 

식당일과 비교해서 좋은 점은
첫째로 외국인 동료들과 일하고 외국인 손님을 상대하니 외국어를 계속 쓸 수 있다.
직원들 90%는 중국인과 중국계라서 주로 중국어로 소통하고,

일부 보통화를 쓰지 못하는 홍콩인과 다른 국가 출신들과는 영어로 소통한다.

의외로 손님 중 30% 정도는 캐내디언이라 영어로 안내할 때가 자주 생긴다.


두 번째로는 시간을 정확하게 체크한다
카드를 찍어서 스케줄을 체크하는데, 알버타주 노동법에 따라 5시간 이상 연속 근무할 수 없기 때문에

4시간 전후로 점심시간을 가진다.
또 근무 중 한 번 15분 커피 브레이크 타임을 가질 수 있다.
따로 카드를 찍지는 않고 동료에게 알린 뒤 각자 양심에 맡겨 쉬고 오면 된다.

(사실 이게 아직까지도 언제 써야 할지 참 애매하다)
이전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코스트코는 분단위로 체크해서 급여를 준다는데 T&T는 어떨지 기대 중이다.

세 번째로는 역시 갑자기 정신없이 바쁜 러시아워 같은 게 없다.
평소에는 절대 뛰거나 서두르지 않고 일반적인 속도로 일하면 된다.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그만큼 직원도 많기 때문이 혼자서 우왕좌왕할 필요가 없다.

 

세 번째는 직원 할인이다.
마트에서 일하니 기호식품이 아닌 생필품이 할인되는 게 생활비 절약도 할 수 있어 좋다.
또 요리라고는 간편 조리나 고기밖에 안 구워본 내가 4.5불에 스탭 밀을 먹을 수 있으니 너무 편하다.

 

 

반찬 3가지와 밥 한공기

 


단점은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집에서 역까지 걷고, 트레인과 버스를 환승하면 대기시간 포함 약 1시간 30분은 걸린다.
아마 이것 때문에 나중에 집을 옮길 것 같다.

 

그리고 영어보다 중국어를 더 많이 쓴다.

영어를 배우러 와서 중국어로 일하는 게 참 웃기고 어이없지만,

지금도 손님이 영어로 물어보면 영어로 대답이 쉽지 않는 걸 보면

객관적으로 판단해도 양질의 영어 쓰는 일은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것 말고도 사과 종류가 더 있다
원래는 관심도 안가졌던 각종 야채류



전체적으로 보면 당연히 한식당 일보다는 만족스럽다.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여기서 계속 일 할 것 같고, 나중에 집을 옮기고 여유가 생긴다면

그동안 영어실력을 높여 T&T 쉬프트를 조금 줄이고 현지 잡으로 세컨잡을 찾아볼 생각이다

첫 주에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퇴근하고 도저히 일기를 쓸 체력이 없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쓰도록 노력하고, 새로 만난 동료들에 대해서도 기록할 생각이다.


철조망에도 눈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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