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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자국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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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약간의 기침 빼고는 아픈 곳은 없다. 공식적으로 격리 5일 이후로는 전염력이 낮아서 외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마침 식재료도 떨어져서 마트에 들르기로 했다. 5월인데도 어제밤 눈이 와서 곳곳에 쌓여있었지만 따듯한 날씨 때문에 빠른 속도로 녹고 있었다. 날씨 때문인지 오랜만 보는 태양 때문인지 햇빛 때문에 너무 눈이 부셨다. 우선 슈퍼스토어에 들러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고 매장 내 약국에서 자가진단키트도 하나 얻었다. 그리고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와 내일 아침에 먹을 도넛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몸이 다 나았다고 생각했지만 조금 움직이니 피로가 빨리 몰려왔다. 괜찮으면 내일부터 헬스장이나 가볼까 했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쉬면서 회복에 집중해야 될 것 같다.

이번 주 월요일에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코로나에 확진되었다. 이제 주변에는 흔하게 감염되었다 완치된 사람을 볼 수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감염률이 내려오는 단계라고 생각해서 나도 무증상으로 지나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결국에는 조금 피곤했던 틈을 타서 면역력이 약해졌는지 감염되었다. 웬일인지 일요일 스케줄이 오전 근무만 있었고, (부매니저가 내일 같이 스키장 간다고 신경 써 준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헬스장을 들러 오랜만에 여유롭게 2시간 넘게 운동했다. 집에 돌아와서 밥을 챙겨 먹고 여자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통화하느라 잘 못느꼈는데 부엌 창문을 열어두어 방이 쌀랑해졌었다. 그때부터 목이 약간 칼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일 점심으로 먹을 토마토계란볶음을 만들려고 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우선..

오늘은 특별한 일 없는 금요일이었다. 12시 30분에 점심을 먹고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슈퍼바이저 X가 퇴근시간이 아니냐라는 물음에 그제야 알고 퇴근했다. 일을 일찍 마친 덕에 이른 시간에 운동을 했고, 일찍 귀가해서 좀 더 쉴 수 있었다. 슈퍼바이저 X는 겉으로 보기에 매니저보다 나이가 많아보인다. 하지만 직급이 더 낮은 건 아마도 늦은 나이에 이민을 준비했거나 다른 사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영어를 꽤 하는 편이고, 특징으로는 키가 좀 작은데 발걸음은 참 빠르다. 한 가지 안 좋은 소식은 부모님이 코로나에 걸렸다고 한다. 다행히 크게 아프지는 않다고 하지만, 가게 운영이 어떻게 될 지도 걱정이다. 이곳 캐나다는 특정 장소 이외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여전히 반 이상 쓰고 다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