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트레이닝 그리고 조금은 익숙해진 생활
두 번째 트레이닝을 다녀왔다.
다행히도 날씨가 좀 풀려서 출근길은 좀 수월했다.
나는 더워서 땀 때문에 옷 자주 갈아입는 것보다 추워서 옷 껴입는 게 좋고,
벌레 많은 여름보다 스노우보드 즐길 수 있는 겨울이 좋아 추운 날씨는 아무런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캘거리의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게다가 초반에는 적응도 못했고 밥도 제대로 못 먹은채로 밖에 돌아다녀서 그런지
체감온도가 더 낮게 느껴졌었다.
어쨋든 일기예보에 일주일 동안은 이 정도 기온이라니 다행이다.
버스가 항상 애매한 시간에 와서 30~40분 일찍 도착한다.
그래서 저녁이나 싸갈까 싶었지만 귀찮기도 하고 일하고 있는 직원들 옆에서 밥먹자니 무안해서
옆에 맥도날드나 Wendy's에서 때울까 싶다.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맥도날드 쿠폰으로 1불짜리 라지 감자튀김을 앱으로 주문했다.
식사 시간대가 아니라 홀은 여유가 있었고 다행히 백신qr은 보지 않았다.
(깜빡했는데 다음부터는 qr나올때 까지 백신증명서라도 휴대하고 다녀야겠다.)
맥도날드에서 20분 정도 보내고 남은 감자튀김을 가방에 넣어 가게로 향했다.
홀에는 처음보는 서버분이 있었고 인사하고 주방으로 향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주방은 분주했다.
겉옷을 스태프룸에 두고 앞치마를 매고 일을 시작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사이드 쪽에 서서 내 할 일을 찾았다.
마침 주방 형님이 설거지 좀 해달라고 하셔서
할 일을 찾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얼른 설거지를 시작했다.
설거지는 금방 끝났고 다시 시작된 갈 곳 없는 불편함이 시작됐다.
또 멀뚱히 서 있다가 사장님이 이제 사이드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하셨고
첫 트레이닝 때 배웠던 기억을 떠올려 사이드를 만들었다.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주문과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 사이에서
나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할 일을 찾았고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 틈틈이 하나하나 배우면서 직접 해보았다.
아주 바빴지만 일을 계속한 게 아니라 그런지 시간은 생각보다 느리게 갔고
그렇게 5시간에 걸친 두 번째 트레이닝이 끝이 났다.
일이 끝나고 서로 수고했다는 인사와 함께
사모님이 매번 이렇게 바쁘지는 않다며 걱정마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 정도 바쁜 건 다른 아르바이트 하면서도 경험해봤기에
일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날씨가 풀린 탓인지, 일에 조금 적응해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시간이 지나서인지 다행히도 현타는 조금 수그러들었다.
아 그리고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를 찾은 탓일 수 도 있다.
워홀카페에서 알게 되었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캘거리에 온 지 얼마 안돼
지금 나처럼 친구가 없어 딱히 할 게 없는 처지였다.
다운타운 쪽에 살아서 아직 만나지는 못했지만 다음 주 다운타운 나가는 길에 연락해서 볼 수 있을 듯하다.